2009년 7월 7일 화요일

경북대학교 레포트 수상작 장려상

영국시 비평
세익스피어의 질풍노도


과목 : 르네상스시대 영국시
담당 교수 : 최태숙 교수님
학번 : 2006006015
작성자 : 박형락
Wir müssen uns über unsere eigene Liebe erheben können -F.Schlegel
서론

세상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하나쯤은 꿈을 꾸며 산다. 한 나라의 대통령부터 열심히 수고하시는 근로자분들까지.. 그러나 이러한 꿈은 어디 까지나 꿈이다. 우리는 분명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이루어 질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극히 일부다. 우리들은 저 하나 빛을 위해 그저 달려가며 경쟁할 뿐이다. 고대부터 이미 사람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꿨다. 인간들은 지적 생명체로 자부하면서 작은 피조물에 불과한 새들이 날아가는 것에 동경하였다. 그들은 목표를 향해 끝없이 달렸으며 지금도 달리고 있지만 분명 하늘을 자유롭게는 날지 못하고 있다.
인간에게 꿈이 없다면 존재가치가 없을 것이다. 인간은 꿈을 먹고 산다. 그리고 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현 시키고 싶어 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말했다. 요 꼬마 놈은 매일 아침 하루도 쉬지 않고 높이뛰기 연습을 한단 말이야. 첫날은 반 뼘을 뛰지만, 이튿날은 한 뼘을 뛰거든. 다음날은 한 뼘 반을 뛰고 그 다음날은 두 뼘을 뛰고 그 다음날은……. 아버지, 그럼 나중에 하늘에 닿겠네요? 아니지, 하늘에 닿아 보려고 뛰지만 결국 하늘에는 닿지 못하지. 왜냐하면 하늘은 끝이 없으니까. 그럼 죽을 때까지 뛰겠네요? 그렇지, 죽는 날까지 매일 뛰지. 참 불쌍한 놈이네요? 아냐, 자기가 뛰고 싶어 뛰니깐. 왜 뛸까요? 그건 아버지도 몰라.‘ 어둠의 혼 : 김원일 : 푸른사상 : p.74 말 그대로 꿈은 환상일 뿐 그것을 실현시키기에는 인간의 무한한 능력으로도 이겨낼 수 없는 존재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처럼 하늘을 너무 갈망했기에 하늘에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우리들.. 세익스피어 소네트 116번에서 이러한 절규가 우리들에게 잘 보여주고 있다.

현실과 진실과의 갈등

‘사랑이 진실만으로 이루어 질수 있을까?’ 에 대한 문제제기로 세익스피어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그의 마음속에는 이러한 사랑문제 자체에 거부감을 표출해 낸다. 하지만 그 거부감이 결국 자신의 낭만과 이상에서 현실의 부딪침으로 그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세익스피어 자신은 진실된 사랑에 대한 장애물에 대해 제기 하지 않는 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진실된 사랑의 침묵은 ‘나는’ 즉 시적화자 세익스피어 자신만이다. 오직 세익스피어 만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분명 진실된 사랑을 보는 시선들은 대부분 진실과는 상반된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진실에 대한 규명 속에서 얼핏 들어보면 옳음과 그름으로 나누어 볼 때 선이라고 쉽게 생각한다. 그런데 이러한 옳음이 왜 대다수가 문제 재기를 할까에 생각해 봐야한다. 진실이라는 말은 쉽지가 않다. 세상의 어느 사건에서든 서로 다른 시각은 존재하기 마련이며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는 사실 알 수 없으며 단지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지껏 내려온 관습과 경험에 대한 대다수의 판단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세익스피어는 어느 연인에 대한 사랑을 대다수가 인정하는 옳음과는 다른 옳음을 정한 것이다. 그는 이미 현실에 대한 정의에 대해 사뭇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하겠다.

어느 천재의 혼란

‘사랑은 항상 변하는 거야.’ 이것은 우리들이 흔치 않게 쓰는 말이다. 갈대 같은 사랑.. 그 속에는 서로 맞지 않는 성격과 함께 항상 2%가 부족한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사랑이 변한다. 그러나 세익스피어는 이에 반대한다. 현실적이고 이기적인사랑.. 이러한 것은 숱한 경험 속에 드러나는 진실 된 사랑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우리는 꿈같은 사랑을 그리며 산다. 그리고 꿈을 꾼다. 분명 각자가 나름의 이상형을 가지고 있다. 이상형은 다양하게 분포된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말 그대로 이상은 이상일 뿐이다. 이상형을 심하게 쫓다보면 사랑을 놓치게 되고 주위에 대한 압박과 함께 시선이 곱지 않게 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이상과 현실이 함께하는 마음속에서 압박과 좌절과 시련을 이겨 내다보면 이상은 현실과 타협하게 되고 우리는 이를 성숙이라고 한다. 세익스피어는 성숙을 거부한다. 그런데 그는 결코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다고 해놓고선 현실에 대해 따져 버린다. 자기 스스로 혼란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가 문제제기 한다는 거 그 자체가 이미 현실에 다가가는 것이므로 성숙하고 있다고 하겠다. 미성숙을 원하지만 성숙되어가는 세익스피어가 현실에 조금 다가가 성속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며 비난을 한다.
현재도 그렇고 과거도 마찬가지며 고대에도 항상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세상 종말을 예언하고 혼란스럽다고 한다. 미래도 그럴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원하는 이상향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꿈은 단지 꿈이고 자기가 원하는 꿈을 그리는 것을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익스피어 시대 때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천재에 대한 이상과 꿈은 어느 세속인과 마찬가지로 도달할 수 없다. 천재라고 해서 세상이 그를 쉽게 받아주지는 않는다. 그에게 있어 예술가의 삶은 불완전한 존재였다. 지금 우리 현실처럼 예술가는 극히 일부분만 대박을 터뜨리지만 대부분은 생계로써는 살수 없었다. 독일의 낭만주의 시대에도 괴테와 실러는 널리 알려진 작가로써 바이마르 궁정에서 궁정인으로 살았지만 대부분 다른 작가들은 그러지 못했다. 천재적 작가의 예술적 사랑은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묻어 날 것이다. 그런데 흥미라는 요소와 멀리 하게 된다면 이러한 모든 요소들 즉 예술부터 시작해 명예, 심지어 자기 자신의 처지 까지 사라져 버릴 수 있다. 따라서 그는 이에 대해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의 눈앞에 바라왔던 사랑 그리고 이상이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면 사랑 자체가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것이다.

질풍 노도

자연 앞에서 우리 인간들은 순응 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자연을 결코 인간이 이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재는 자연 앞에서 굴복하지 않으려고 한다. 누가 이리저리 그에게 변화를 주려고 해도 소용없다. 천재 그 스스로 자신의 천재성을 믿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고 한다. 그의 목표는 현실이 아닌 이상이다. 그러나 그는 자기 스스로 표류하는 조각배라고 표현하였다. 단지 꿈에 의존한 채 세속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감정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자신의 위치와 신념에 대해 확신하고 남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가 확고한 믿음에 표류되어버렸음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줄 알면서도 과감히 도전을 하고 개척하려고 한다. 현실을 표류하고 있는 인간에게 꿈을 찾는 모습은 어떤 도전을 나타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표류하는 자연 속에서 별이라는 또 다른 자연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현실 속에서 맴도는 인간 고뇌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러한 방황이 결국 인간이 성숙되고 있음을 한편으로는 볼 수 있으며 이는 세익스피어도 마찬가지다. 인간이나 천재나 똑같은 인간이며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존재 파우스트 1 : 괴테 : 민음사 : p.24임이 틀림없다. 따라서 세익스피어는 모든 규범을 파기하고 생각하는 대로 정열을 퍼뜨린 개성적인 작가다. 인간을 이해하고 파악하려는 인간 탐구적인 태도를 보인다. 독일 문학사 : 조철제 : 경북대학교 출판부 : p.70 인용

낭만의 이로니

시적화자는 결혼 장애부터 시작해 이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폭풍으로 그리고 표류, 휘어진 낫의 영역, 최후의 심판날 까지 계속해서 점점 절박하고 강하게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 하고 있다. 이러한 강한 주장은 결국 다수의 현실적 사람들이 그를 인정해주지 않아 시적 화자가 강조한 것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세익스피어는 스스로가 점점 절박하게 주장함으로써 코너에 몰리는 격이 되고 만다. 결국 마지막 부분에서 이제는 아예 자신의 주장이 거짓이라면 시를 쓰지 않겠다고 하고 사랑하지 않겠다고 한다. 사회적인 명성 있는 작가로써 어떻게 보면 글을 집필하는 것은 비록 부수적인 것일 수도 있고 필요적인 것일 수 있겠지만 확실한 것은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포기한다고 하였고. 사랑하지 않음으로써 인간 본능적인 것에 있어서 먹고 자는 것 그 이상의 가치일수 있는 사랑을 포기함과 동시에 이는 인간의 존재로써도 포기한다고 하였다. 진실 된 사랑.. 현실에서 관습화 되어있고 고정된 틀에 이미 형식화 되어있는 현실적 다수 사람들에게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그는 결국 그의 주장에 대해 인정을 못할 것이다. 최소한의 인간으로써 육체적이고 본능적이고 정신적인 모든 만족을 포기 한다는 것은 죽음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것들을 나는 얼마나 갈망하며 모아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아, 이 길이 나를 이리로 이끌어올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혀 주십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진정해 주십시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괴테 : 민음사 : p.189’ 세익스피어도 이러한 진실된 사랑이 너무 허무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주장함으로써 시적 화자를 모순에 빠지게 하고 궁지에 몰아넣게 함으로써 감정을 폭발시켜 버린 것이다.

맺음말

세익스피어 소네트 116번을 통해 잠시 세익스피어 만의 모순적 갈등과 방황 그리고 그에 따른 그의 천재성을 느낄수 있었다. 손에 있는 책을 덮고 다시 문제지를 펼쳤다. 시간이 너무 지체 되어서 인지 나도 모르게 서둘렀다. 그래서인지 집중이 잘 되지 않아 책을 다시 접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서관에 있는 학생들은 제각기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무엇을 공부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아이들이 게임하듯이 매우 집중있게 공부하는 학생, 자기 자리 지키기 위해 책을 놓아둔 자리 잠시 확인하곤 다시 어디론가 가는 학생, 도서관에 온 목적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친근한 교류의 공간으로 만든 학생들, 여러 이유로 잠에 취해 민망한 자세로 자고 있는지도 모르고 눈을 감고 있는 학생 등등 서로가 시간이 흘러가면서 각기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나는 문학 서적 창구로 들어가 마음에 드는 소설책 하나를 집어 들었다. 제목은 ‘리스본행 야간열차’ 였다. 어느 날 갑자기 학문의 길에서 벗어나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고 떠나는 교수의 철학이야기.. 나름 너무 어려운 내용 때문에 포기 했었던 책이라 예전에 포기한 적이 있는 책이었다. 다시 용기를 내 도서관에 찾을 땐 다른 사람이 빌려간 후였다. 그래서 도서관 들를 때마다 그 책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 해보곤 했다. 사실 독일 소설 신간 책의 경우 좋은 작품이다고 생각하면 누가 먼저 선취할까에 불이 달렸다. 겨우 구한 이 책을 다시 자리에 앉아 읽는데 역시나 어려웠다. 한 테이블에 6명이 앉아있었는데 내 혼자 소설책을 읽고 있었다. 문득 이 소설책을 읽는 시간에 맞은편에 앉은 예쁜 여학생처럼 경제학이나 읽으면서 세상 어떻게 돈을 벌까? 하는 공부를 하는 게 더 좋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책이 읽고 싶은데 이젠 읽고 싶지가 않았다.
순간적으로 3학년인 내가 장래희망을 뚜렷이 정하지 않아 방황하고 표류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교수님들은 나의 학문 탐구 열성에 좋아하시는 거 같아 여새를 몰아 학문의 길로 빠지고 싶기도 하고 그냥 취업해서 돈 벌고 싶기도 하며 선생님이 되고 싶기도 하고 학생회 일... 그리고 사생회 일과 함께 앞으로 있을 독일 교환 학생의 걱정 이 모든 것들이 스쳐지나 갔다. 특히 눈앞에 있는 교환학생의 경우 선정되면 2학기에 가야하기 때문에 사생회일과 학생회 일을 포기하고 가야하는데 포기하게 된다면 배신을 떠나서 내가 하고 싶은 것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게 된다. 그렇다고 계속 붙잡자니 나에 대한 넓은 견문 발달과 더불어 스펙에도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단지 학문 탐구만으로 행복을 누릴 수는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학문탐구 하고 싶지만 하고 싶은 거에서 끝나게 될것 같았다. 이제는 접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괜히 학생회 활동 한거 같기도 하고 그 시간에 취업공부나 앞으로 장래를 위한 스펙에 신경 쓰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혼란스러웠다. 대학 공부가지고 먹고 살수는 없지만 대학을 다녀야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씁쓸한 마음이 한켠에 들었다. 그리고 다시 소설책을 도로 갖다 놓았다. 바로 도서관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도서관 밖의 세상을 향해 걸어가면서 수많은 책장들이 나에게 스쳐지나갔다. 마치 납골당에 모셔놓은 곳을 하나둘씩 지나가면서 느끼는 거처럼 더운 도서관 속에서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혔다. 그렇게 나와 토익 책과 소네트 116번이 담긴 책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제발 불펌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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